김진님의 만화 '바람의 나라' 는 고구려를 배경으로한 판타지물입니다.
고구려의 2대왕 유리왕 치하에서부터 만화는 시작되고
왕위를 계승하여 고구려의 3대왕이 되는 대무신왕 '무휼' 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죠.
모두 역사적사실에 입각한 실존인물이며, 만화적인 상상력이 덧붙여 지기는 했지만
하나의 역사서를 재밌게 읽는듯한 기분이에요.~
전 우리나라의 진취적인 역사를 좋아하는 터라, 정말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근래 들어서 (중국은 예전부터 치밀하게 착착 준비해왔던 일이라지만)
동북공정이라는 쓰레기같은 말도안돼는 일들이 거론되고있는데, 많은분들이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만화속의 이 소년이 고구려의 3대왕 '대무신왕' 입니다.
'대무신'... 말그대로 큰 전쟁의 신이라는 시호를 붙은 대무신 왕
왜 고구려인들은 그에게 '대무신' 이라는 칭호를 붙여줬을까요?
이것은 광개토대왕에게 조차 받지 못한 시호입니다.
대무신왕은 북방의 강대국이자 대소가 다스렸던 (동)부여를 무너뜨렸고
(대소는 그가 그토록 증오하던 주몽의 어린 손자에게 최후를 맞는군요.)
개마국,구다국을 정복시켰으며, 최리의 낭랑국을 멸망시켰고 한나라 대군을 물리쳤습니다.
고등학교때 세계사를 공부하신 분이라면 한나라의 전성기를 이룩한 한 무제를 들어보셨지요?
그를 패퇴시킨 '대무신' 시호에 걸맞는 왕이 제가 말하고자 하는 '무휼' 입니다.
이렇게 엄청난 왕(?) 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사에는 그에 대한 이야기가 크게 부각되지 않습니다.
신비에 쌓인 왕이라 더욱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것 같아요.
어렸을때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의 이야기를 만화로 읽었을때 대무신왕이 뚱뚱하고 탐욕스런 얼굴을 한
인물로 그려졌던게 생각나네요.
중국의 기록에 의하면, 무휼은 만화속 그림이 아쉽지않게 풍채가 무척 빼어나고 매력적인 남자였다고 합니다.
(색을 전혀 즐기지 않았다고 하죠.
대무신왕은 어렸을적 혼약한 연과 원비 이지외에는 차비를 두지않았습니다.)
무휼은 어렸을때부터 매우 신동으로 총명하였다고 합니다.
형과 죽음을 겪고
(유리왕과 화희의 아들, 무휼의 형인 '해명태자' 는 유리왕의 명을 받고 21살의 나이에 자결하였습니다.
해명역시 무척이나 외로운 삶을 산 인물이죠.)
이 어린소년은 나라를 위해,아버지를 위해,백성을 위해
너무 커서 헐떡이는 투구를 눌러쓰고 전장터로 나가야했지요.
그 소년은 우리 민족 역대 제왕 중 유일하게 신왕(神王)의 칭호를 받은 대무신왕,
한의 최대 전성기를 구축한 한무제에 필적하는 민족 영웅이었고, 동방에서 한나라의 침략세력을 몰아낸
'대무신왕' 이 됩니다.
유리왕계의 가계도.
송씨의 아들 도절태자는 일찍 쭉고
화희의 아들인 해명이 태자로 책봉되지만, 이 역시 젊은나이에 숨을 거두니
유리왕의 셋째아들 무휼은 11살의 나이에 태자로 책봉됩니다.
개인적으로 무휼다음으로 애착이 갔던 인물인 해명태자입니다.
"해명태자는 고구려 앞날과 유리왕의 만수무강을 위해 두번 절을 한다음
한없이 펼쳐진 평야를 달려 말 위에서 창으로 죽음을 택하였다.
그의 나이는 21살이었다."
-서기 8년 유리왕 27년-
그에게는 어린나이에 혼약을 한 차비 '연' 이 있었는데,
(연은 무휼의 원비가 아닙니다. 원비는 그가 왕위에 계승하고 맞아들인 '이지' 입니다. )
부여의 대소가 차후 고구려 정복을 위한 정략도구로 보냈지만,
연의 할아버지(대소의 막내동생인 갑사왕 충구) 는 무휼의 자질을 알아보고 손녀의 행복을 위해 보낸것입니다.
정략결혼으로 고구려로 시집온 연은 '호동왕자'를 낳습니다.
연아, 내겐 무슨 내가 나?
혹시 피 냄새같은게 배지 않았을까?
그런 냄새는 정말 싫어...
씻어도 씻어도 어딘가에 남아 있는 것 같아...
싸움터 냄새...
쇠 비린내...
...난, 내가 그런 내가 가는게 정말 싫어
하지만...
가야만 하는거지...?
왜냐하면
내가 왕이 될테니까...
내가 하지 않으면
앞으로 내가 계속
누군가
그 싫은 냄새를 맡아야 할테니까...
연아...
연아...
난...
많이 망가진것
같은데...?
...그래도 난...
하나도 걱정되지
않아.
연...
네가 있으니 난,
마음놓고 다칠거야.
네가 쓸어주면...
난 다 나을거야...
네가 꼭 끌어안아
재워주면 난...
세상 모르고 잠을 자게
될거야.
한번도
꺠지않고...
그래...
그렇게...
한참 자고 나서
아침이 되면
우리 웃고 인사하고...
그러면 아무일 없었던 거야...
그렇지...?
그런게맞지...?
네 봄 같은 마음에
서리 같은 내 마음일랑은
들여놓지 마렴.
문을 걸어 잠그렴.
따스한 꿈.
따스한 바람일랑
너만이 다 감싸안고
그 곳에서
홀로이 피고
홀로이 노래하렴.
다신
기다리지도 말고
기억해 내지도 말고
...위해
눈물도 흘리지 마렴.
우리의 그것은
본시
사랑도 뭣도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것뿐이었다.
...내 꽃.
우리 연이...
...내 꽃...
우리 연이...
인간들의
사랑이야기는..
왜 이리도
늘
슬픈지...
모르겠다...
소슬하여
앞섶을 서늘히
식히누나...
그 곳은
그리 추우냐...
내 가슴이
너의 한기를 느끼도록...
땅 속 깊은곳은
따뜻하다고들 하던데..
왜, 내 가슴 속에
묻힌 너는
이리도 추운지
모르겠다...
...나의
사랑아...
얼어버렸느냐...
그리도
추이..
그리도...
추이...
연...
연아..
너도 알고있었겠지...
그랬기에
얘기치 않았겠지
내가 시집 올 때에
다 버리고 온 땅,
네 친지들..
그리고 용이도...
...나는
그를 몰랐고
그 역시 나를 몰랐지만
안다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죽고 죽여야하는 우리,
너는,
조그마한 가슴에
그리도 조마조마한 생각을 넣고
작은 생을 울다 갔겠지
떠나면서도
네가 말 한마디 못한
네 동생을 기어코 죽였다,
내게 있어서의 생이란
그런 것이다,
비켜 갈수도 있고
아니 할수도 있는것을
굳이 찾아가며
해야하는,
...이런 인생일랑은
유전시키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유전시킬 수밖에 없는..
...용서해라
...너를 잃고도,
네 동생을 죽이고도
부여를 꺽고,
저 땅들 위로
깃발을 꽂았어도...
나는 또 다시
무언가를 잃을지 모르는,
싸움을 시작한다.
...용서해라...
내 삶은 그런 것이다.
저 난하 건너, 한의 머리위에
언젠가는 햇님의 깃발을 꽂을거야.
연...
연...나는...
더이상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왕이고...
이젠...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다...
무휼을 보고있노라면 전 참 가슴이 아픕니다.
무휼에게는 고구려 태자로서의 모습과 연이가 사랑하는 한 남자 모습 두개의 자신이 있는데
연이 죽고나서부터 철저히 후자의 모습을 스스로가 없애간다고 해야할까요.
무휼은 철저히 왕의로서의 삶을 걷습니다.
그는 11세에 태자로 책봉되었고 15살에 고구려 3대왕에 오릅니다.
어린나이에 사랑하는 형과 동생을 잃고, 왕권을 둘러싼 피 비리린내 나는 음모속에 휩쌓이고
손에 피를 묻혀가며, 철저히 '태자로서의' '왕의로서의' 짐을 짊어지며 그가 그토록이나 미워했던 아버지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그의 삶은 가엾어요.
하지만 동정하지는 않아요.
그는 그가 원하는 모든것을 다 이뤄낸 자랑스러운 고구려의 왕이니까요.
역사적 인물로서, 인간적으로서 그는 정말 매력적인 인물임에 틀림없어요.
최근 태양사신기 외의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이 있던데
무휼을 소화할 남자배우가 과연있을까 싶네요.
삼국사기를 지은 김부식은 신라 1000년의 영광을 위해 고구려와 백제의 역사를 축소, 왜곡했다고
신채호 선생님은 말씀하시고 있다.
그 왜곡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이 '대무신왕' 편인데, 그의 기록이 몹시 축소되었다는 것은 역사를 잘 모르는
나조차도 느낄 정도이다.
일단 나이대가 형편없이 맞지 않고, 삼국유사와 사기가 서로 다른 부분까지 있는 것이다.
또한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대왕이나 신왕이라는 건, 어지간한 왕의 앞에 붙는 찬사도 아닐진대,
대무신왕이라 이름 붙여질 정도의 왕에 대한 기록이 이 정도일 리가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고,
사실 신채호 선생님이 말한 한(漢)과의 9년 간의 전쟁을 한 장본인이 바로 그였다는 것이 이 작품의
기본 요지이다. 호동과 낙랑의 관계는 사실 그의 인생의 한 부분일 뿐이고 그의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나는 권력을 가진 자들의 인간이나 사람에 대한 어떤 계산된 속성을 표현하고자 하지는 않는다.
나의 주제는 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일생을 지배하게 될 필연적인 양심과 진실의 눈물에 있다.
화려한 치장,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권세는 긴 인생 중에 한 번 입어 보는 의상에 불과할 뿐
생의 전부는 아니다. 내 생각으로는 인생을 살아가는 어떤 목표란 늘 어떤 종류의 사람이었다.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에도... 그러므로 나는 그가 늘 울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사실 그의 눈물은
역사에도 씌어 있다. 난 아버지로서 결국은 자기 아버지와 똑같은 길을 걸었던 그를,
그가 흘렸던 눈물과 함께 몹시도 오래 생각했었다. 그는 강하고 매력적이었지만 결코 행복할 수는 없었다.
그의 의지는 그를 늘 불행하게 했었고, 그의 대왕과 신왕이라는 찬양의 이름 뒤에는 서글픔이 인지되었다.
그래서 난 그를 왕이어서 불행한 자로 사랑한다. 우리 역사의 잊혀진 부분, 신화의 시대에 존재하였던 가장 뜨거우면서도 가장 냉정했던 왕... 그리고 그럼으로써 내가 몹시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사람,
그가 무휼이다.
-김진-
*일부는 네이버 블로그.홈페이지 같은데서 메일로 스크랩해둔것을 인용하였습니다.
출처를 일일이 몰라 밝히지 못하는데, 혹시 보시고 쪽지를 보내주시면 출처를 밝히겠습니다.
*좀더 자세히 알기를 원하시는 분들께는
김진님의 '바람의 나라' 와 함께 신채호 선생님의 '조선상고사'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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