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 그 사이트 좋네요. 고마워여 여러분.
몇개 뽑아왔어요
어느 부부가 아기와 함께 해외 여행에 나갔을 때의 일입니다. 그들은 현지에서 차를 빌려 여행을 즐기고 있었는데 어느 쇼핑센터에서 잠시동안 아기를 차에 두고 온 사이에 아기가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사색이 된 부부는 대사관이나 현지 경찰에게 요청을 하여 필사적으로 아기를 찾았지만, 결국 아기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몇일 후. 역시 아기를 동반한 젊은 다른 부부가 해외에서 비행기로 귀국하고 있었는데, 아기는 아버지에게 안겨 푹 자고 있는 것처럼,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객실 승무원이 우연히 그들 옆을 지나가고 있을때, 기체가 크게 흔들려서 승무원이 가지고 있던 잡지가 자고 있던 아기의 머리에 부딪치게 됩니다.
당황한 그녀는 부부에게 사과하면서, 아기의 상태를 보려고 고개를 옆으로 돌렸는 데, 놀랍게도 아기의 머리가 90도로 꺽여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아기의 아버지는 아기를 다시 안으며, 신경쓰지 말라고 하며 당황한 모습으로 그녀를 쫒아버리려고 했습니다.
그녀는 아기의 상태가 신경이 쓰여 아기를 보려고 했지만, 계속하여 아기의 아버지는 이를 허락하지 않고, 오히려 그녀에게 버럭 화를 내는 것이었습니다.
이상한 느낌을 받은 승무원은 기장에게 그 일을 보고, 결국 부부는 공항에 도착하여 조사를 받게 되는 데, 놀랍게도 아기는 목덜미부터 배까지 찢겨져 있는 채로 죽어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내장이 모두 빠져 있는 대신, 대량의 마약이 숨겨져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이 아기가 처음 부부의 행방불명된 아기였습니다.
청량 음료를 제조하고 있는 공장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어느 날, 작업원의 한 명이 무단 결근을 했습니다. 집에 연락을 해도 아무도 받지 않고, 그의 행방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무단 결근은 계속되어 마침내 1주일을 경과해 버렸습니다. 그 사이에 그로부터 연락은 없었답니다. 사내의 누구나가 이상한 일인데라고 생각할 무렵, 그와 같이 있던 작업원들중의 한명이 이런 말을 했씁니다.
"며칠 전에 그 녀석이 무언가 문제있다고 해서 청량 음료의 원액이 보관되어 있는 탱크의 사다리를 오르고 있던 걸 본 적이 있는 것 같아..."
혹시나 어쩌면! 이라는 생각으로 그 원액 탱크를 조사해 보았더니, 청량 음료 원액에 부식되어 형체를 알아 볼 수 없는 시체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탱크를 조사하다가 미끄러져서 탱크안으로 떨어진 것이겠죠.
그가 탱크에 떨어지고 나서 1주일동안. 그 사이에 몇십만병이나 되는 제품이 출시되었지만, 회사가 어떤 힘을 사용했는지 이 사건은 보도되지 않고, 그 제품도 물론 회수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위에 이야기 실화래요 .............
일요일 오전, 쉬는 날이지만 밀린 업무를 하기 위해 회사에 나왔다.
어서 마치고 집에 가서 쉬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끝내고 나니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
이런, 서둘러 집에 가야지.
이윽고 엘리베이터에 탔다.
우리 부서인 10층에서 내려오던 중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조명도 꺼져 어두워졌다.
아무래도 정전 같다.
엘리베이터에 창문도 없고 비상등도 없다.
완전한 어둠 속이라 벨조차 누를 수 없다.
조금씩 초초해졌다.
핸드폰을 꺼내 핸드폰 액정으로 주변을 살폈다.
알림벨을 찾아 눌렀지만 소용이 없다.
정전이라 그런가.
실망한 채 돌아서는 순간,
엘리베이터 안에 누군가 있었다.
엘리베이터 조작판 반대편 모퉁이에 누군가 등을 돌리고 서 있었다.
긴 머리에 원피스를 입은 여자였다.
나 외에는 아무도 타지 않았다
있을 리가 없었다.
등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 더 두려웠다.
예상치 못한 출현에 반대편 모퉁이로 도망친 채 움직일 수 없었다.
보고 싶지 않았지만, 시선을 돌릴 수도 없었다.
단지 속으로 제발 돌아보지 말아줘, 제발 돌아보지 말아줘. 라고 빌 뿐이었다.
소리도 내지 말아줘.
제발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어줘.
이윽고 핸드폰을 닫았다.
혹시라도 핸드폰 액정에서 나오는 빛으로 그녀가 날 보기라도 할까봐.
서서히 눈이 어둠에 익숙해졌다.
그녀는 여전히 등을 돌리고 있었다.
내 몸은 점점 굳어지고 식은땀이 절로 났다.
갑자기 그녀가 움직였다.
등을 돌린 채로 엘리베이터 조작판으로 가기 시작했다.
걷는 게 아니라 미끄러지듯이 소리 없이 움직였다.
내 입에서 비명이 나올 것 같았지만 필사적으로 삼켰다.
이윽고 그녀는 조작판 앞에 섰다.
손을 들고 꼭대기 층 버튼을 눌렀다.
어두웠지만 그녀의 손이 상처투성이인 게 보였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를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몇 층에서 떨어질까요?"
그녀의 얼굴은 산 사람의 것이 아니였다..
상처 투성이에 두 눈은 빠지고 없었다.
으아아악!
하고 비명을 지르는 순간, 조명이 켜졌다.
엘리베이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윽고 경비원의 목소리가 들린다.
"잠시 정전이었는데, 지금 괜찮습니까?"
그녀는 사라지고 없었다.
나는 무사하게 엘리베이터에서 나올 수 있었다.
나중에 동료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회사 옥상에서 투신자살한 여직원이 있었다고 한다.
D군이 청소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입니다. 야근으로 작은 회사가 북적거리는 3층 빌딩을 맡게 되어, 베테랑 사원 아저씨와 분담하며 청소를 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지하 1층의 남자 화장실을 청소하고 있는데, 여자 화장실로부터 까악~ 라고 비명을 지르며 제복을 입은 여자가 튀어 나왔습니다.
"괜찮습니까?"
D군이 여자를 달래주며 이야기를 하자, 여자가 두려움을 떨면서, "화, 화장실에 누군가 있어요, 강, 강간당할 뻔 했어요..." 라며 1층에 도망치듯이 뛰어 올라 갔습니다.
D군은 청소용 대걸레를 들고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면서, "누구야, 나와! 라고 소리쳤습니다만, 소리와는 달리 꽤나 무서워하면서 하나하나 화장실 문을 열어 갔습니다.
그러나 모든 문을 열어도 아무도 없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지하에서 밖으로 도망칠 수 있는 창문도 없기에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여자 화장실에서 나오는 데, 갑자기 세면대에서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D군은 무서워져서 베테랑 사원에게 가서 아까의 일을 이야기하자, "우선 전부 정리하고 나서 이야기하자." 라고 말해, 도구를 정리한 후, 차에 탑승하고 나서야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예전에 이 빌딩에서 강간 살인이 있었지. 그래서 지하의 여자 화장실에 유령이 나온다고 하는 소문이 있다던데...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은 것 같더라."
"그럼, 아까 여직원이 도망친 후, 아무도 없는 화장실에서 물이 흐른 건 역시 귀신의 짓인가요?"
"아마도. 그런데 그 사건 이후로는 이 빌딩의 여직원은 전원 그만 두었다고 하는데?"
그 날 저녁부터 시작된 미팅은, 어느새 돌아가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으로 변해있었습니다. 이미 대중교통은 끝난 지 오래. 마침 집이 비슷한 친구가 있어 그 친구가 오토바이로 데려다 주기로 했습니다.
가로등도 없는 시골의 도로. 이슬비까지 내리기 시작하여, 위험하다고 판단한 친구는 천천히 오토바이를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어느새 오토바이는 선로앞 교차로까지 도달했고, 선로에서 차단기가 내려졌기에 오토바이를 멈추었습니다. [조금 쉴 수 있을까나]라고 생각한 그때. 뒤로부터 구두소리가 부지런히 들려왔습니다.
[또각. 또각]
이런 시간에 사람이 걷고 있는 게 이상하게 생각한 그는, 자신의 겨드랑이 사이로부터 살짝 뒤를 보았더니 붉은 하이 힐을 신은 여자가 걷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여자가 이런 늦은 시간까지 있다니, 조심성이 없네]라고 생각한 남자. 전철이 통과하고 차단기가 오른 그 순간. 오토바이를 태워준 친구가 미칠듯한 스피드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는 그에게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은 채로 계속 달리기 시작했고, 집 근처로 와서야 간신히 오토바이를 멈추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야]
얼굴이 사색이 되어 재대로 말도 못하는 친구. 몇번의 다그침끝에 듣게된 이야기는 남자를 아무말도 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난 분명 봤어, 사이드 미러로 봤는데. 그 붉은 하이힐 신은 여자 ...하반신 밖에 없었어]
회사원 D씨는 야근을 마치고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시간은 아무래도 택시를 구하기 힘든 한밤중. 그래서 합승을 거절할 수 없었기에 중간에 긴 머리의 어느 여성과 합승하게 되었습니다.
택시가 가로등도 꺼진 어두운 골목길을 지나고 있을때, 그녀는 손에 가지고 있던 라이터를 자신의 발밑에 떨어뜨렸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라이터가 떨어진 것을 눈치재지 못한 모양인지, 그것을 주으려는 기색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D씨가 라이터를 주워 그녀에게 건너주었습니다만, 갑자기 그녀는 택시에서 내린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으슥한 곳에서 여자 혼자 내리면 걱정되니 도로변까지 가서 내리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하는 D씨. 하지만 그녀는 그의 말을 무시한 체 재빨리 택시에서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태도에 이유를 알지못하고 고개를 갸우뚱하고 궁금해하던 D씨. 문득 운전기사를 보니 식은 땀을 흘리면서 얼굴이 시퍼렇게 질려있었습니다. 운전기사의 이상함이 궁금해진 D씨가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만, 대답을 한 운전기사도, 대답을 들은 D씨도 도착할때까지, 아무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손, 손님이 라이터를 주으려고 고개를 숙이는 순간, 그 여자가 무서운 표정을 하며, 손님의 목을 물어뜯을려고 하는 게 아닙니까?! 그때 백미러의 제 시선을 보고는 택시에서 바로 내렸던 모양입니다..."
.............
아래 두개는 이 무서운 이야기 외전입니다...
-1-
오늘도 C양은 친구들과 함께 3차까지 마셨습니다. 친구들과 헤어졌을 때는 이미 대중교통이 끊긴 늦은 밤이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택시를 잡고마는 C양.
늦은 밤이라 택시를 잘 잡히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합승을 했습니다만, 그런 그녀의 불만도 옆 좌석에 앉은 꽃미남을 보자,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어쩜 저렇게 멋있을 수가 있지?'
C양은 혼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꽃미남에 대한 환상을 키워갔습니다. 그렇게 망상에 빠져 있는 동안, 담배를 피우기 위해 들고 있던 라이터를 바닥에 떨어뜨렸습니다만, C양. 이미 자기만의 세계로 가버린지 오래입니다.
남자가 라이터를 줍기 위해 고개를 숙인 순간,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있던 C양의 눈에 그 남자의 하얀 목덜미가 보였습니다. '어쩜 이렇게 피부가 뽀얗지?' 이미 제 정신이 아니였던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남자의 목을 탐닉하기 위해 입술을 가져가게 되고... - 이하 생략 -
-2-
'이제 돌아가볼까?' 택시기사 A씨는 집으로 돌아가는 참이었습니다. 돈도 중요했지만, 오늘따라 몸이 안 좋았기 때문에, 요금의 두배를 주겠다는 손님들마저 마다한 A씨. 하지만 애처로운 눈빛을 보내는 미청년을 보는 순간,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내 취향이잖아... 아니 그게 아니라, 저 손님만 태워야지.'
눈빛에 흽쓸려 손님을 태우긴 했지만, 태우고보니 진국이었습니다. 좀 더 남자를 보고 싶다는 생각에, 다른 손님을 합승까지 시키는 택시기사. 피곤함에 쩔어있던 아까의 모습은 사라져 있었습니다.
운전하면서 틈틈히 백미러로 손님의 모습을 보던 택시기사. 순간 아까 합승한 여자가 남자의 목덜미에 입술을 대는 것을 발견합니다.
'아니, 저 여자가 감히 어딜...'
택시기사의 눈빛에 압도당한 여자는 당황하여 택시에서 내리고, 이상한 여자로부터 남자를 지켰다는 자부심으로 흡족한 택시기사였습니다. - 이하 생략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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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 여자가 아기를 낳았다. 그런데, 아기는 자기와는 달리 쌍꺼풀이 없었다. 여자는 아쉬워 했다. 여자는 갓난아기가 이뻐보이도록 쌍꺼풀 생기는 테입을 사다가, 아기 눈꺼풀에 붙였다. 얼마후 아기의 눈꺼풀에서 테입을 때려하니, 살점까지 같이 떨어져 버렸다.
2.
아기가 태어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남편이 죽어버리는 바람에 한 여자가 어렵게 살고 있었다. 그녀는 생계를 꾸릴 방법이 마땅찮았으므로, 항상 아기를 업고 다니면서 주로 구걸이나 아기를 업고 할 수 있는 날품팔이를 하며 목숨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 여자에게 흑심을 품은 한 남자가 여자에게 수작을 걸기 위해 한 가지 장난을 쳤다.
남자는 여자에게 깊은 밤, 서낭당에 가보면 귀신이 나온다고 하는데, 과연 어떤지 몹시 궁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자에게 오늘 밤 자정에 서낭당에 갔다오고, 그 이야기를 해 주면, 엽전 10냥을 주겠다고 했다. 여자는 무서웠지만, 엽전 10냥이면 당분간은 양식을 살수 있었으므로, 남자의 제안에 응했다. 물론 남자는 귀신으로 변장하고 서낭당에 숨어서 기다리면서, 여자를 놀래킨 뒤에 어떻게 사연을 엮어 가려고 하고 있었다.
여자는 그날 밤, 만약을 대비하여 낫을 하나 챙겨 손에 들고 길을 나섰다. 여자는 무서움을 달래기 위해, 아기에게 "열냥 벌러 가자. 열냥 벌러 가자"라고 계속 읊조리면서 애써 씩씩하게 서낭당으로 갔다. 그런데, 서낭당에서 사람 같은 것이 불쑥 튀어나왔고, 여자는 혼비백산하여 정신없이 도망쳤다. 여자는 매우 빠르게 멀리까지 도망쳤는데도, 도망치는 와중에 뒤에서 무엇인가가 다가와 머리채를 잡아 당기는 것 같았다. 여자는 비명을 지르며 정신없이 뒤를 향해 낫을 휘둘렀다.
한참을 도망친 끝에 숨을 돌린, 여자는 뒤를 돌아보고 그만 혼절하고 말았다. 업고 있던 아기의 머리가 낫으로 잘려나가고 없었던 것이다. 등뒤에서 머리채를 잡은 것은, 다름아닌 업고 있던 아기였다.
3.
한 대학생이 있었다. 그는 대단히 술을 많이 마시는 애주가 였다. 그는 코가 비뚤어지게 술을 퍼마시는 일을 매우 즐겼다. 그런데, 그러던 언젠가 부터, 술을 먹고 나면, 오는 길에 꼭 다리를 절룩이며 걸어가는 이상한 여자를 만나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다리를 절룩이는 사람인가보다 생각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꼭 술을 먹을 때만 그런 사람을 보는 것이었다. 술집 앞에서, 버스 정류장에서, 집으로 향하는 길에서, 아파트 엘레베이터에서, 복도와 계단에서. 항상 술을 마실 때면 보았다. 그에게는 꼭 술을 마실 때에만 계속 다리를 절룩이는 사람을 보는 이상한 일이 생긴 것이다.
그는 너무나 괴이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당을 찾아가서 그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무당은 질겁을 하면서, 한 번 만 더 술을 마시면 죽을 것이라면서 절대 술을 마시지 말라고 했다. 그 대학생은 찝찝한 생각이 들고, 자신의 과음도 줄여야 겠다고 생각하여 그날로 술을 끊었다.
시간이 흘러흘러, 그는 취직을 하고, 결혼을 했다. 잘 취직하고 무리없이 결혼하기까지 그 동안 특별히 나쁜 일이라고는 없었다. 그가 결혼을 한 후 처음으로 출근을 했을 때, 직장 동료들이 결혼한 것을 축하한다며 술을 한 잔 하자고 했다. 동료들은 "딱 한 잔인데 뭐 어떠냐며" 그를 설득했고, 그는 미신일 뿐인 무당의 말이었다고 생각하면서, 그냥 가볍게 술을 마시기로 했다. 그러나, 그래도 역시, 술을 마시고 돌아오는 길이 되자, 그는 아무래도 무당의 말이 생각나서, 좀 겁이 났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길을 재촉했는데, 다행히, 집에 올때까지 그는 아무런 이상한 일을 겪지 않았다.
그가 안도의 한 숨을 쉬며, 현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서는데,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그의 아내가, 다리를 절룩이며 그를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
4.
한 수험생이, 밤마다 정신없이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는 아무리 공부를 해도 시험점수가 오르지 않아서 매우 괴롭고 초조한 기분이 되었다. 그는 그럴 수록 쫓기는 듯한 느낌으로 미친듯이 공부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몹시 피로하고 지쳐서, 잠시 쉬기 위해 아파트 베란다로 나왔다. 그런데, 그는 갑자기 꿈결처럼 하늘을 스쳐 지나가는 어느 아름다운 여자의 모습을 보았다. 아주 잠시 동안이었지만, 그의 눈에 그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다.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오묘한 표정으로 살짝 웃는 듯한 그녀의 표정은 잊을 수가 없어서, 마치 천사와 같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이 꿈을 꾼 것인지 그저 멍할 뿐이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하늘을 스치며 자신의 앞을 날아갔던 그녀의 모습을 도저히 잊을 수 없었다.
다음날 아침. 그는 자신의 아파트 바로 위층에서, 수험생활의 중압감을 견디지 못한, 한 여학생이, 간밤에, 바로 그가 베란다에 나와 있던 시각에 뛰어내려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 독신 남자가 고달프게 일을 하며 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직업이 너무나 따분하고 재미가 없었고, 밤늦게까지 계속 이어지는 긴긴 야근에 매우 피로했다. 그러던 그는 집에 돌아가는 길에, 멀리 한 아파트에서 한 여자의 모습을 보았다. 거리가 멀어서 정확한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그 자태는 아름다워 보였다. 그녀는 음악에 맞추어 뛰고 왔다갔다하며 춤을 추고 있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정말로 아무 걱정 없이 자연스럽게 음악에 몸을 맡긴 듯 보였다. 지친밤 퇴근길에 보이는 그녀의 모습은, 매일 밤 항상 그렇듯 평화롭고 기쁜 모습이었다. 남자는 마침내, 그녀에게 문득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남자는 결국 용기를 내어 휴가를 내고, 낮에 그녀의 아파트를 찾아갔다. 아파트에 아무대답이 없고, 문은 열려 있어 들어가보았다. 남자의 눈앞에 보인 것은, 아파트 천장에 목을 매달고 죽어 있는 여자의 시체였다. 시체는 바람이 불 때 마다 전후좌우로 왔다갔다하며 흔들리고 있었다.
5.
어느 중학교에 한 학생이 있었는데,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고는 있었지만, 원하는 고등학교에 갈 수 있는 입시 성적을 이룰 수가 없었다. 학생은 고민 끝에 한 용한 무당을 찾아갔다. 무당은 부적을 하나 써 주면서, 고양이 머리를 하나 구해다가 깊은 밤에 어느 공사장에 있는 버려진 화장실에 던져 넣으라고 했다. 다만, 고양이 머리를 던지면서, 결코 화장실에 불을 켜지 말고, 화장실에 뭐가 있는지 봐서는 안된다고 했다. 학생은 어차피 돈이 많이 드는 일도 아니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동네 도둑고양이를 잡아다가 시키는대로 했다. 우연인지 그 이후 학생은 성적이 쑥쑥 올라가서 가고 싶은 고등학교에 합격할 수 있었다.
3년후. 학생은 대학 입시를 앞두고, 또다시 성적이 뜻대로 오르지 않았다. 너무나 대학에 대한 욕심이 강했던 학생은 다시 한 번 일전의 무당을 찾아갔다. 무당은 이번에는 개의 머리를 구해서, 깊은 밤 문제의 화장실에 던져 놓고 오라고 했다. 이번에도 결코 화장실의 불을 키고 봐서는 안된다고 했다. 학생은 꺼림칙 했지만, 이번에도 시키는대로 했고, 공교롭게도 학생은 아슬아슬하게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다.
대학을 졸업할 무렵이 되어, 학생은 고시 공부에 열중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험 점수가 뜻대로 나오지 않아 고민했고, 이번에도 다시 무당을 찾아갔다. 무당은 이번에는 갓난 아기의 머리를 깊은 밤에 그 화장실에 던지라고 했다. 사람의 머리를 사용한다는 것 때문에 학생은 갈등했지만, 고시 생활의 스트레스 대문에 결국 학생은 마음을 굳혔다. 학생은 병원 영안실에서 태어나자마자 죽은 아기의 시체를 구했다.
외딴 화장실에서, 학생은 그 어느때보다, 두려워하면서 아기의 머리를 던지러 갔다. 학생은 섬뜩한 마음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허겁지겁 가방에서 머리를 꺼냈다. 그런데, 그러다 그만 돌아서다 실수로 전등스위치에 팔꿈치가 부딪혔다. 화장실에 불이 환하게 켜져서, 보니, 화장실 바닥에는 그 무당이 입을 하아 하고 벌린채 기다리고 있었다.
6.
1997년 서울 방배동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당시 저는 대학 신입생이었는데, 갑자기 숙제와 기말고사 대비가 겹쳐서 밤새도록 자취 방에서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갑자기 방 한쪽 벽에서 쿵, 쿵, 쿵 하고 벽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평소에도 방음이 잘 되지 않는 얇은 벽으로 된 집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저는 크게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그 소리가 너무나 오래 들려 왔고, 약해졌다 강해졌다하며 끊임없이 계속되었습니다. 저는 공부하던 중에 너무나 신경이 쓰여 참지 못하고, 화가 나서 제 쪽에서 벽을 세게 두들겨버렸습니다. 그리고 간신히 숙제를 끝내고 저는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웅성거리는 소리에 일찍 잠에서 깨게 되었습니다. 듣자하니, 경찰과 형사들이 모여 있고, 옆 방에서 부부싸움 도중에 살인사건이 일어나 남편이 아내를 죽여버렸다고 했습니다. 남편이 경찰에 자수 했기 때문에 경찰이 사실을 알게 되어 현장에 온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약간 충격을 받았습니다만, 어제 들었던 소리와 그 시각에 대해서 자세히 말해주었습니다. 제 이야기를 다 들은 한 형사는 어딘가 이해가 안된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말했습니다.
"그런데, 벽을 두들기는 소리를 들은 시각이 11시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건, 저희가 남편이 자수한 것을 접수한 뒤 거든요. 부검결과 죽은 아내의 사망 추정시각도 10시 이전으로 나오는데..."
그 말을 듣자, 저는 도대체 무엇이, 그날 밤에 벽을 두드린 것인지 상상이 되어 오싹한 생각에 한동안 멍했습니다.
후일담입니다만, 군대에서 야간 근무 중에 고참에게 이 이야기를 하자, 이런 말을 해 주었습니다.
"그 소리 말이다. 차라리 귀신이 낸 소리라고 생각하는 게 낫지 않냐? 혹시라도 부검이 잘못된 거고, 그 아줌마가 그때까지 살아 있어서 살려달라고 벽을 그렇게 필사적으로 두드렸던 거라면... 그 아줌마가, 널 얼마나 원망하면서 죽어갔겠냐......"
7.
병환으로 오래 고생한 끝에 한 할머니가 죽음을 맞이 했다. 장례를 치른 유족들은 할머니의 관을 들고 묻기 위해 선산으로 운구했다. 그런데, 무덤 자리에 구덩이를 파자, 구덩이에서 물이 새어 나왔다. 유족들은 그 구덩이 옆자리에 다시 구덩이를 팠는데, 이번에는 뱀이며 나무 뿌리가 구덩이 속에 꿈틀 거리고 있었다. 결국 유족들은 그 옆에 다시 구덩이를 판 뒤에야 할머니를 묻을 수 있었다.
사흘 후. 죽은 할머니의 손녀가 자던 중에 죽은 할머니의 꿈을 꾸었다. 꿈속에 할머니는 음산한 표정으로 걸어가면서, 뭐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손녀가 꿈속에서 듣기에는 "비었다... 비었다..."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손녀가 잠에서 깨어나자, 손녀는 매우 흉흉한 기분을 느꼈다.
다음 날, 손녀의 삼촌이 낚시를 하러 가자고 했지만, 손녀는 왠지 꿈 생각에 불안한 마음에 낚시에 가지 않았다. 그런데, 그날 낚시에서 배 사고로, 그만 삼촌은 죽고 말았다. 할머니의 장례를 치른지 얼마되지 않아, 삼촌의 장례도 치르게 되어 버렸다.
그런데, 그로 부터 이틀 후. 손녀는 또 다시 죽은 할머니의 꿈을 꾸었다. 할머니는 이번에도 그저 "아직 비었다... 아직 비었다..."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다음날, 손녀는 고모와 함께 서울에 올라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꿈이 불길해서, 손녀는 가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서울로 가는 길에 사고로 고모가 죽어 버리게 되었다. 그래서 불과 열흘이 지나기 전에, 이 집에서는 세 번의 장례를 치르게 되어, 번번히 선산에 가서 사람을 묻게 되었다. 그것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꿈에 할머니가 나타나는 일도 없었다.
- 무덤을 만들 때에는, 결코 쓸데 없는 빈 구덩이를 파지 말라. -
8.
제 친구 누나의 일입니다.
그 누나가 고3때의 일인데, 누나는 교회를 정말 열심히 다니는 기독교도였고, 학업에도 성실한 착한 학생이었습니다. 어느날 밤 늦게 까지 방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새벽 두 시가 조금 안되어, 목이 말라 물을 마시러 방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시고, 식탁 쪽을 돌아 보자, 식탁에는 처음 보는 여자가 무릎을 꿇은 모습으로 식탁보 위에 앉아 있었습니다. 여자의 표정에 너무 놀래서, 누나는 손을 모아 눈을 감고 주기도문을 외우고, 마음 속으로 찬송가를 몇 곡이며 계속 불렀습니다. 한참이 지난 후에, 누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살며시 눈을 떴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는 똑같은 모습으로 앉아 있으면서, 누나를 똑바로 쳐다보고는 이렇게 말했답니다.
"더해봐 미친년아"
9.
한 택시기사가 어느 음산한 날 도쿄 시내를 돌고 있었다. 그날따라, 손님이 없었는데, 머리를 길게 길러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한 검은 옷을 입은 여자가 택시를 세웠다. 여자 손님은 의외로 갑자기 먼 거리를 운전해 달라고 했는데, 택시 기사는 돈이 되겠다 싶어 손님이 말하는대로 길을 따라 갔다.
불길한 손님을 태운 택시기사는 어느새 외딴 숲길에 통과하게 되었다. 오랜 운전 때문에 택시 기사는 졸음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래서 낯선 숲길을 겨우겨우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지나가고 있었다. 택시기사는 그러다가 문득 백밀러로 손님을 보니 손님이 보이지 않아서 흠칫 놀랐다. 그 때문에 놀라서 택시를 세우고 보니, 택시는 운전실수로 낭떨어지에 떨어지기 직전이었다.
택시 기사는 낭떨어지를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데, 그 때, 손님이 문득 얼굴을 귓가에 들이밀고 속삭인다.
"죽으면 좋았을텐데."
10.
한 여자가 어느 폭풍우 몰아치는 밤 혼자 자동차를 운전하여 외딴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여자는 그날 따라 왠지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더우기 최근에 여자 운전자를 습격하는 연쇄 살인마가 있다는 뉴스가 들려오기도 해서 더욱 찝찝했다. 여자는 혼자서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하고, 애써 다른 생각을 해보려고 했지만, 불길한 느낌을 떨쳐 버리기 어려웠다. 그렇게 길을 가다가 어느 인적없는 길 가에서 여자는 외딴 주유소를 발견했다. 마침 자동차는 연료가 다해가고 있어서 여자는 주유소에 차를 세웠다.
여자는 차에 기름을 가득 채워 달라고 했다. 주유소 주인은 말없이 차에 기름을 채워 주었는데, 표정과 눈빛이 좀 이상했다. 주유소 주인은 여자를 보면서 주유소 건물 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을 하는 듯 하기도 했다. 그 표정이 너무 어두워서 여자는 더 으스스한 느낌을 받았다. 마침내, 주유소 주인은 여자의 팔목을 덥석 잡더니, 강제로 주유소 건물 안으로 끌고 들어가려고 했다.
여자는 간신히 주유소 주인의 손을 뿌리치고, 허겁지겁 자동차에 시동을 걸어 도망치듯 주유소를 떠났다. 떠나는 차를 보며, 주유소 주인은 절규하듯 소리를 질렀다.
"차 뒷자리에 누군가 숨어 있단 말이야"
11.
깊은 밤. 한 방을 쓰는 두 자매가 있었다. 언니는 과자를 한 봉지 사왔는데, 동생에게 절반만 먹고 나머지는 남겨 놓으라고 했다. 그리고 언니는 공부에 몰두했다. 동생이 과자를 먹는 동안, 언니는 한참 정신없이 문제집을 풀고 있었다. 밤이 깊어가고,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 동생이 말 했다.
"벌써 절 반 먹었는데. 하나 만 더 먹으면 안돼?"
언니는 공부하느라 귀찮아서 그냥 건성으로 그러라고 했다. 잠시 후에, 다시 동생이 물었다.
"나, 하나 더 먹으면 안돼?"
언니는 좀 귀찮아서 짜증이 났지만, 이번에도 그러라고 했다. 그런데, 잠시 시간이 지나자, 등뒤에서 또 소리가 들려왔다.
"다 먹고, 두 개 밖에 안남았는데. 어떡해. 나 그냥 다 먹으면 안돼?"
언니는 짜증이나서, 뒤를 돌아다보며 소리쳤다.
"그래 너 다 처먹어라."
그런데, 거기에 동생은 온데간데 없고, 머리를 길게 풀어헤친 귀신이 오직 두 개 남은 동생의 손톱을 아그작 아그작 씹어 먹으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1.
나는 꿈을 꾸다가 그게 꿈인지 깨닫는 일이 종종 있다. 즉 자각몽을 자주 꾼다.
어느 꿈에서, 나는 유원지와 같은 곳에 있었다. 거기서, 나는 그런 곳에 종종 있는 어린이 들이 타고 도는 장난감 기차 같은 것에 타게 되었다. 거기에는 몇사람의 안색의 나쁜 남녀가 앉아 있다. 기차가 얼마간 달리더니 기묘한 차내 방송이 흐른다.
"다음은 싱싱한 회 만들기~ 싱싱한 회 만들기~"
무엇인가 이상스럽다는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기차의 제일 마지막 좌석에 앉아 있던 남자로부터 비명 소리가 들린다. 돌아보면, 조그마한 크기의 사람처럼 생긴 것들이 남자에게 달라붙어서, 남자의 몸을 문자 그대로 싱싱한 회로 만들고 있다. 즉, 산 채로 죽지 않게 해체하고 있다. 그 참극을 다른 승객은 전혀 깨닫는 기색도 없이, 침묵을 지키며 그냥 기차에 가만히 앉아 있다.
다음 차내 방송은 "도려내기" 였다. 이번에는, 내 바로 뒤에 앉아 있는, 뒤에서부터 2번째 앉아 있던 여자가 참살된다. 죽이는 방법은 역시 방송 대로 "도려내기". 조그마한 사람 같은 것이 달라 붙어, 여자의 눈, 코, 입을 톱니모양의 가위 같은 것으로 도려내 버린다.
나는 대단한 공포를 느끼지만, 이것을 꿈이라고 알고 있으므로, 나를 지목하는 차내 방송을 들으면 눈을 뜨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침내 나의 차례. 방송은 "다진 고기" 였다. 나는 눈을 뜨려고 하지만, 이런 때에는 왠지 좀처럼 깨어나지 않는다. 겨우 꿈으로부터 깨어난 것은, 고기 다지는 전동 기구가 곧 몸의 바로 앞까지 다가왔을 때였다.
그런 꿈을 꾼지 4년 후. 완전히 이 꿈을 잊고 있었을 때, 다시 악몽은 시작되었다. 그 날 밤, 갑작스럽게도 같은 꿈이 "도려내기" 장면으로부터 다시 시작 된다. 그 후의 전개를 알고 있는 나는, 곧바로 눈을 뜨려고 하지만, 좀처럼 눈을 뜰 수 없다. 나의 몸에 고기 가는 기계가 코 앞에 다가 왔을 때, 나는 간신히 눈을 뜰 수 있었다. 하지만,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 떨고 있는 나의 귀속에, 왠지 꿈속에서와 같은 방송 목소리가 들려왔다.
"또 도망칩니까~ 다음에 왔을 때는 최후예요~"
2.
버스를 타고 퇴근하던 Y씨는 버스 뒷좌석에는 우산 하나가 놓여진 것을 보았습니다. 방금전에 그곳에 있던 여자가 도중에, 비가 멈추어 버렸기 때문에 잊고 가 버린 것이었습니다. 어디서 내렸는지까지 봐 버린 Y씨는, 여성의 집까지 따라가 우산을 갖다 주기로 했습니다.
여자의 방의 앞에 도착한 Y씨는 초인종을 울립니다.
그러나, 방금전의 여자는 나오지 않습니다.
커튼으로 창은 가려져 있습니다만, 빛이 새어 나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딘지 모르게 Y씨는 문의 엿보기구멍을 통해서 방안을 보려고 했습니다.
역시, 바깥쪽으로부터는 잘 보이지 않고, 그저 방안 전체가 온통 붉은 색을 하고 있다는 것 밖에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악취미인 방이다···)
라고 생각해서, 우산을 문 손잡이에 걸쳐 두어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귀가 도중, 배가 출출해서 Y씨는 라면집에 들어간 공복을 채우기로 했습니다.
주인 혼자서 경영하고 있는 가게인 듯 한데 그다지 큰 가게는 아니었습니다. 주인에게 라면을 부탁하다가 별 생각없이, 단지 잡담이라는 생각으로 방금전 경험한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대충 이야기를 끝내니 주인이
"이런 이야기는 알고 있어?"
라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주인에 의하면, 그 길 가에 있는 아파트는 정신병, 장애자등이 반격리되는 형태로 입주하고 있는 "시설" 이라고 합니다. 그 시설은 집세가 매우 싸기 때문에, 환자의 가족이 일괄로 입주시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질환 환자중에는 선천적으로 몸의 색소가 약해서, 눈동자가 토끼와 같이 새빨갛게 되는 병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3.
세상 모든 것을 제패한 왕이 있었다. 그는 오직 신의 영화만이 겨룰 수 있을 만한 화려한 궁전을 건설했고, 온 세상의 갖은 기이한 보물과, 온갖 아름다운 음식을 마음껏 즐겼으며, 그의 몸과 마음을 위로해 주는 사랑스러운 미녀들 또한 그를 흡족하게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그러나, 세월이 들면서 그는 서서히 근심이 늘어가게 되었다. 그 근심이란, 그토록 위대한 그였지만,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이었다. 처음에는 사소한 근심이었으나, 날이 갈 수록 점점 심각한 고민이 되었으며, 마침내 그는 언젠가 죽음을 맞이하여 그 모든 쾌락이 잊혀지고, 육신이 썩어 없어져 버린다는 사실에 두려워 잠을 못잘 정도로 덜덜 떨게 되었다.
마침내, 그는 죽음을 막을 방법을 모색하기로 하였다. 그는 온갖, 학자, 모험가, 주술사, 떠돌이들을 불러 죽음을 막을 방법을 구하였다. 그는 죽음을 막는 비책을 알고 있다는 사기꾼을 수백명을 만나야 했으며, 죽음을 막기 위해 그 많던 재물의 대부분을 쓰기까지 하였다. 하지만, 그는 조금도 아깝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씩조금씩 서서히 옥죄어 오는 듯한 죽음 때문에 더 초조하고, 더 두려울 뿐이었다.
결국 그는 죽음을 막을 수 있는 작은 울타리를 만드는 방법을 알아내고야 말았다. 그는 그 작은 울타리로 다 가려지는 조그마한 동굴 속에 들어가 동굴 입구를 울타리로 철저하게 막았다. 그리고, 그는 그 동굴 속에 갖혀 숨은채 살기로 하였다. 그는 수십년의 시간을 오직 그 좁은 동굴 속에서 살았으며, 혹시나 울타리가 망가져 죽음이 침투할까봐 항상 겁내며 지냈다.
그러나, 결국 그가 노경에 이르자, 동굴 속에 숨어 있는 왕에게 죽음의 신이 찾아오고 말았다. 왕은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죽음의 신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며 물었다. "도대체 어떻게 울타리를 통과한 것입니까?" 그러자, 죽음의 신이 답하였다.
"나는 저 울타리를 통과한 것이 아니라, 수백만년전부터, 이 동굴 안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
4.
언젠가 고속버스를 타고 가다가 비슷한 속도로 달리고 있는 옆 차선의 차를 본 적이 있다. 차 안에는 한 여자가 나를 쳐다 보고 있었는데, 그녀는 무척 아름다워서 나는 한 동안 그녀를 넋을 잃고 바라 보았다. 그녀도, 왜인지 고개를 돌리지 않고 가만히 나를 보고 있었는데, 그 무표정하면서도 미소를 짓는듯한 표정이 무척 묘했다.
그런데, 바로 그 다음 순간, 옆차선에서 급작스런 충돌사고가 나버려서, 옆차선의 차는 거대한 트럭에 완전히 짜부라지고 말았다. 그 때 나는 그녀의 얼굴이 피투성이로 변하고, 깨어지고, 뭉개지는 모습을 마치 느린 동작처럼 똑똑하게 보고야 말았다.
나는 한동안 충격으로 정신이 나가 버릴 듯 멍했다. 이후 나는 그 때의 정신적인 충격으로, 아직까지도 아름다운 여자나 정말로 사랑하는 여자의 얼굴을 보면, 그때마다 그 모습이 겹쳐져서 가슴이 쿵쾅쿵쾅 뛰고 소름이 돋아 제대로 상대방을 대할 수가 없다.
5.
군대에 입대한 젊은 청년이 있었습니다. 그는 총알이 비오듯이 쏟아질 때에도 언제나 앞장 서서 용감히 싸웠습니다. 그는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만사가 잘 풀려나갔습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오자, 그는 전역하게 되고 먹고 살길이 막막했습니다. 절망하여 들판을 떠도는 청년에게 한 초록색 옷을 입은 절름발이가 걸어와 물었습니다.
"앞으로 7년 동안 세수를 하지말고, 머리나 수염을 깎지도 말고, 손톱을 자르지도 말고, 주기도문을 외우지도 말게. 그리고 내가 저고리와 외투를 줄테니 항상 그걸 입고 다니게. 만일 자네가 7년 안에 죽는다면 자네의 영혼은 내것이 될 것일세. 그러나 살아 남는다면 자네는 평생을 자유롭게 살면서 엄청난 부자로 지낼 수 있을 것이네."
절름발이는 악마였습니다. 청년은 전쟁터에서도 살아난 사람이었으며, 지금은 깊은 절망에 빠져 있었기에 악마의 제안을 받아 들였습니다. 악마는 곰가죽을 외투라며 청년에게 입으라고 했습니다. 그 주머니에는 손만 집어 넣으면 항상 금화가 가득 나온다고 했습니다.
청년은 곰가죽을 입은 차림으로 마구 돈을 쓰며 돌아다녔습니다. 즐거운 일만 찾아 다녔고, 좋은 것만 사들였습니다. 그러나 씻지도 머리를 자르지도 않고 지내는 동안 모습은 점점 추해져 갔습니다. 처음 1년동안은 그래도 사람 같은 모습이었으나, 2년째부터는 괴물 같은 모습이 되었습니다. 4년째가 되던해 부터는, 어느 여관에서도 그를 재워 주려고 하지 않았고, 금화 한줌을 내밀어 여관 주인을 혹하게 하여 헛간에서 비를 피하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곰가죽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우게 된 청년은, 7년을 버티는 것이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밤, 한 할아버지가 멀리서 울고 있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할아버지가 빚 때문에 자결하려고 하는 중이었습니다. 곰가죽은 할아버지 앞에 나타나 돈을 자기에게 얼마든지 있다며, 옷에서 꺼낸 금화로 할아버지를 도와주었습니다. 할아버지는 감격하여, 자신의 세 딸 중 하나를 아내로 삼으라고 하였습니다.
할아버지의 세 딸은 하나 같이 아름다웠습니다만, 곰가죽을 보자 모두들 놀리거나 저주할 뿐이었습니다. 그나마 가장 마음씨 착한 셋째딸이 곰가죽이 마음씨 착한 사람이니 결혼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언니들은 셋째를 놀려댔습니다. 곰가죽은 셋째딸에게 증표로 반지를 주고는 어디론가 떠나버렸습니다.
이후 남은 시간 세상을 떠돌며 가난한자들을 도와주던 곰가죽은 마침내 7년을 다 채워, 외투를 벗고 머리카락을 자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악마가 나타나자 곰가죽은 악마에게 얼굴을 씻겨주고, 머리카락을 잘라달라고 했습니다. 깨끗하게 단장을 하고 좋은 옷을 입자, 청년은 7년전보다 훨씬 더 잘생긴 훌륭한 장교처럼 보였습니다.
청년은 네 마리 백마가 끄는 마차를 타고 할아버지의 집앞에 나타났습니다. 훌륭한 왕자님 같은 장교가 나타났다고 생각하여, 할아버지의 딸들은 모두 들떴습니다. 청년은 할아버지에게 딸들 중 하나와 결혼해도 좋겠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알아보지 못한 첫째와 둘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가장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으려고 다투어 침실로 달려갔습니다. 그러나, 청년은 당연히 막내딸에게 청혼했습니다.
옷을 갈아 입고 나타난 언니들은 그제서야 청년이 곰가죽임을 알아챘습니다. 그 날로 청년과 셋째는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신부는 행복에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고, 언니들은 배가 아프고 분해서 발을 동동 구르다가, 견디다 못해 바깥으로 뛰쳐나갔습니다. 한 사람은 우물에 몸을 던졌고, 한 사람은 나무에 목을 맸습니다.
그날 저녁이 되자, 누군가 집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신랑이 문을 열었더니, 거기에는 악마가 서 있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별 일은 아니네. 하지만 자네 목숨 대신에 두 사람의 영혼을 얻게 되었지 뭔가."
6.
"아직이야?"
나는 아내를 향해 불만을 내뱉었다.
여자들은 왜 이리 준비가 오래 걸리는 걸까?
"이제 곧 끝나. 서두르지 마. 미사코야, 왜 이렇게 요란이니!"
아내가 말하는 것처럼 확실히 난 성격이 급하다.
기다리다 지쳐 난 담배를 꺼내 붙을 붙였다.
어느새 딸이 조용해졌다.
"아버님, 어머님이 갑자기 놀라시지 않으실까?"
"손녀를 보시자마자, 싱글벙글 하실 거야."
아내가 내 목 주위를 가지런하게 해 주었다.
목이 약간 조이는 것 같아.
"뭐야, 갑자기."
"왜~ 부부잖아"
아내는 시선을 내리며, 수줍어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 나도 당신 사랑해."
이렇게 이야기한 건 정말 몇 년 만일까.
조금 부끄러웠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다.
나는 아내의 손을 잡고 말했다.
"그러면 이제 갈까?"
"응 여보."
난 발 밑에 놓인 의자를 찼다.
"아직이야?"
나는 아내를 향해 불만을 내뱉었다.
여자들은 왜 이리 준비가 오래 걸리는 걸까?
"이제 곧 끝나. 서두르지 마. 미사코야, 왜 이렇게 요란이니! 미사코야, 왜 이렇게 요란이니! 미사코야, 왜 이렇게 요란이니!"
아내가 말하는 것처럼 확실히 난 성격이 급하다.
기다리다 지쳐 난 담배를 꺼내 붙을 붙였다.
어느새 딸이 조용해졌다. 어느새 딸이 조용해졌다. 어느새 딸이 조용해졌다.
"아버님, 어머님이 갑자기 놀라시지 않으실까?"
"손녀를 보시자마자, 싱글벙글 하실 거야."
아내가 내 목 주위를 가지런하게 해 주었다.
목이 약간 조이는 것 같아. 목이 약간 조이는 것 같아. 목이 약간 조이는 것 같아.
"뭐야, 갑자기."
"왜~ 부부잖아"
아내는 시선을 내리며, 수줍어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 나도 당신 사랑해."
이렇게 이야기한 건 정말 몇 년 만일까.
조금 부끄러웠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다.
나는 아내의 손을 잡고 말했다.
"그러면 이제 갈까?"
"응 여보."
난 발 밑에 놓인 의자를 찼다.
난 발 밑에 놓인 의자를 찼다.
난 발 밑에 놓인 의자를 찼다.
7.
그림동화집에는 민간 설화를 채집하면서, 음유시인의 노랫말이 그대로 보존되어 기록되면서 기이한 기록, "동화"와는 거리가 먼 기록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음유시인 노래의 추임새가 그대로 이야기에 붙어 있는 것이 있는가 하면, 독일어 언어유희가 들어 있어서 번역판을 보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것도 있습니다.
이런 영향으로 "그림동화집"의 이상한점 중에 유명한 것은, 요즘에는 충분히 널리 이해되고 있는 잔혹한 묘사들입니다. 예를 들어, 1857년판 그림동화집 9번째 이야기 "열두 왕자"의 끝부분은 이렇습니다.
"왕은 왕비에게 죄가 없다는 것을 알고 크게 기뻐했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평생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그리고 심술궂은 마음보를 가진 왕의 어머니는 왕궁마당에서 끓는 기름과 독뱀들로 가득한 통 속에 갇혀 끔찍한 고통을 겪다가 죽었습니다."
유명한 백설공주의 마지막 부분은:
"연회장에 들어선 계모는 백설공주를 알아보고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두 발이 얼어 붙어 도무지 떨어지지를 않았습니다. 누군가가 뜨겁게 달군 쇠신발을 부젓가락으로 계모 앞에 가져 왔습니다. 계모는 시뻘건 쇠신발을 신고 죽어 넘어질 때까지 춤을 추어야 했습니다."
기이한 것으로 따지면, "한스와 그레텔"의 마지막 부분이 단연 이상합니다. "한스와 그레텔은" 이야기 줄거리도 마녀가 아이들 씹어 먹으려고 하는 이야기라서 공포스러운 면이 있습니다만, 마지막 서술은 이야기 본론과는 상관없이 그 자체로 묘합니다:
"한스도 주머니 속에서 진주와 보석을 계속 끄집어 냈습니다. 이제 그들을 괴롭히던 온갖 근심걱정은 모두 사라지고 그들은 더할 수 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는 이걸로 끝입니다. 저기 쥐 한마리가 달아나고 있군요. 저 놈을 잡는 사람은 그 털가죽으로 큼직한 모자 하나를 만들 수 있을 테지요."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제가 가장 이상스럽게 생각하는 이야기는 1857년판 그림동화집 150번째 이야기인 다음 이야기입니다. 이야기 전체에 숨겨진 암호가 있는지, 혹은 어떤 사건, 현상을 상징하는 이야기인지, 아니면 그냥 서정적인 노랫말 같은 이야기가 실린 것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습니다. 여기에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써놓겠습니다:
거지 노파 한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 노파는 동냥을 해서 하루하루를 살아 나갔는데, 동냥을 받을 때마다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복 받으세요."
이 거지 노파가 오늘은 친절한 개구쟁이가 집안의 난롯가에서 불을 쬐고 있는 어느 집 문 앞에 도착했습니다. 거지 노파가 문 앞에서 떨고 서 있자, 소년이 그녀에게 친절하게 말했습니다.
"할머니, 들어와서 몸을 좀 녹이세요."
거지 노파는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난로에서 너무 가까이 갔기 때문에 노파의 남루한 누더기가 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거지 노파는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소년은 그대로 서서 지켜 보기만 했습니다. 소년은 당연히 불을 꺼야 하지 않겠습니까? 가까이에 물이 없었다면, 자기 몸 속에 있는 물을 눈물로 짜내기라도 했어야겠지요. 만약 그렇게 했다면 두 줄기 물이 솟아 났을테고, 그 물로 불을 끌 수도 있었을 테니 말입니다. (여기서 끝납니다.)
8.
(짤막짤막한 도시 전설들 몇가지 소개)
- 지하철에 보면, 선로에 거울이나 거울 역할을 하는 은빛 금속판이 설치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서서 기다리다 보면 자신의 모습이 거울에 비치는 것이다. 이것은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지하철 선로로 뛰어들려고 하는 경우, 자신의 모습이 거울에 비치는 것을 보면, 추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여 반성이 되어 자살을 멈춘다는 것이다.
- 모 도시에 지금도 임대 중인 셋방에 사람이 이사를 오면 항상 1주일을 견디지 못하고 이사를 가버린다. 이 셋방에서 잠을 자고 있으면, 어디선가 멀리서, 스산한 노랫소리가 들리는데,
"한 계단 올라섰다, 일곱 계단 다 오르면 함께 놉시다."
라는 동요가 밤새 들린다고 합니다. 하루가 지나 갈 때 마다, 두 계단, 세 계단 다가 오므로, 무엇이 나타날지 공포심에 질린 입주자는 결국 1주일을 못채우고 이사를 가게 된다는 것이다.
- "돌고래 다리"는 정체불명의 일본 도시 전설로, 형태는 보라색거울 http://hehehe.co.kr/msul/wkct_-BA-B8-B6-F3-BB-F6-B0-C5-BF-EF.htm 과 비슷한 부류입니다만, 훨씬 더 의미나 의도가 모호한 이야기입니다. 내용은 무척 간단해서, "돌고래다리" 라는 말을 20세까지 (혹은 15세까지) 기억하고 있으면, 20세 되는 날, "돌고래에 다리가 있을까?" 라고 묻는 전화가 어디선가 걸려온다는 이야기 입니다.
돌고래섬 이라는 말을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도 있고, "돌고래" 라는 말을 계속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도 있고, 변형은 많습니다만, 어느 하나 명확한 전설의 의미는 없습니다
- 두 사람이 같이 자취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자취방이 자꾸만 어질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서로 상대방이 어질러 놓은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둘 다 아니었다. 책상이 엎어져 있다거나, 옷가지가 흐트러져 있다거나 하는 일이 반복되었고, 두 사람은 물건을 치워 놓고 나면, 다음날 외출 후 돌아온 뒤에는 다시 어질러져 있곤 하였다.
두 사람은 도둑이라도 있는가 싶어, 감시 카메라를 설치해 놓기로 했다. 감시 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외출한 뒤 돌아온 두 사람은 무슨 일이 있는지 보았다. 감시카메라 비디오 테이프를 보았을 때, 두 사람은 경악했다.
아무도 없는 방의 옷장에서 하얀 소복을 입은 산발한 사람이 나와 미친듯이 사방을 헤집으며 뭔가를 찾고 있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곧장 그 집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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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구상 예술품에 취미를 들인 백만장자가 있었다. 그는 괴상한 추상화나 뭘 말하는지 알기 힘든 조각품 따위를 비싼 값에 사들였다. 그는 자기 집 정원을 그런 조각품들로 전시했다. 그따위 알아볼 수도 없는 것에 돈을 쓴느 백만장자를 그 부인은 탐탁찮게 여겼다. 부인은 항상 백만장자의 미술품 취미를 조롱했다.
어느날 밤. 정원에서 파티가 열렸을 때, 부인은 칵테일에 취해, 백만장자의 예술품 수집에 대해 욕을 늘어 놓기 시작했다. 부인은 웃으며 이런저런 조롱을 하다가, 정원에 놓은 조각품을 손가락질 했다. 그 조각품은 석고상에 구멍이 하나 뻥뚤려 있는 알 수 없는 모양의 작품이었다. 부인은 조각품을 비웃기 위해 구멍에 자기 머리를 집어 넣었다 빼었다.
그런데, 그러던 중. 그만 머리가 구멍에 꼭 끼이게 되었다. 아무리 힘을 써도 구멍에서 머리를 빼낼 수가 없었다. 이리저리 기울여 보기도 하고, 몸을 비비 꼬기도 했지만, 도저히 머리가 빠지지 않았다. 부인은 당황해 발을 동동 굴렀다.
남편은 기름을 이리저리 발라보기도 하고, 여러사람이 붙잡고 조각품과 부인을 동시에 당겨보기도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와중에 부인은 화장실에 가고 싶어져서 안절부절 하게 되었다.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당할게 두려웠던 부인은 남편에게 소리질렀다.
"이 따위 돌덩어리를 사들이는 정신나간 짓을 할 때 부터 알아봤지. 이런 돌 따위 다 깨 부숴버리고 날 좀 꺼내줘요. 도대체 나예요? 돌덩어리예요?"
부인이 씩씩거리면서 소리를 지르자, 남편은 한참동안 고심했다. 마침내, 남자는 창고에서 소방용 도끼를 가져 오게 시켰다. 남편은 안타깝다는 표정을 한동안 짓더니, 굳게 결심한 듯 눈을 지긋이 감았다 떴다. 그가 도끼를 쳐들며 말했다.
"뭐, 사람이 귀 한쪽이 없어도 큰 지장은 없겠지."
2.
그녀와 단 둘이서만 조용한 곳에 있고 싶었던 나는 깊은 밤 차를 산길로 끌고 들어갔다. 아파트 뒷산 산등성이에 있는 길이었는데도, 밤이 되면 아무도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인적이 드문 깊은 산길이었다.
그런데, 차를 세웠을 때, 어디선가 발자국 소리가 나는가 하면, 우는 소리 같은 것이 들려오는 듯 하기도 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좌우를 두리번 거려 보니, 차창에는 맨발로 서 있는 창백하게 하얀 피부의 여자 어린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창에 바짝 갖다 대고 그 하얀 얼굴은 기괴한 표정으로 차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피를 흘리는 입은 이상한 발음으로 말한다.
"열어줘. 열어줘-"
차창을 두드리려고 하는 순간 나는 혼비백산하여 정신없이 차를 돌려 도망쳐 나왔다.
이튿날 텔레비전 아침 뉴스에서 나는 다음과 같은 소식을 듣고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실종되었던 여자 아이가, 오늘 새벽 산 속에서 유괴범에게 살해된 시체로 발견되었습니다."
3.
한 여고생이 있었다. 그녀의 생모는 정신병원에서 발작을 일으켜 죽어 버렸으므로, 학생의 아버지는 재혼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에 아버지 마저 불의의 사고로 죽어버리고, 집에서는 계모와 학생 둘만이 살아가게 되었다.
둘은 애초에 사이가 별로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리고 아버지가 죽은 후에 더욱 사이가 멀어지게 되었다. 집안의 분위기는 점점 더 험악하고 불길해져 간다. 그러던 어느날. 학생은 괴로운 표정으로 자신의 제일 친한 친구에게 간밤에 일어난 일을 털어 놓는다.
그날 밤 학생은 흰 옷을 입고 머리를 풀어헤친 귀신이 서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손짓하는 모습을 봤다는 것이다. 귀신의 얼굴에는 아무 표정도 없고, 어둠속에서 불길하게 맴돌며 그저 손짓을 할 뿐이었다.
학생은 이 사실을 주위 사람들에게 말하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같이 살던 계모는 그런 귀신 따위 결코 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것은 헛것을 본 것이라거나, 꿈이라고 한다. 하지만, 학생은 매일밤마다 그 귀신이 나온다고 울부짖는다. 학생은 마침내 점점 정신이 피폐해지고 여위어 가는 것만 같다. 학생은 한층 쇠약해져서 꼭 큰병에 걸린 사람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생모가 정신병원에서 죽은 것을 알고 있는 계모는 학생에게도 정신병이 오고 있는 것은 아닌가 되물을 뿐이다. 계모는 학생을 정신병원에 입원 시키려고 한다. 학생은 마침내 자신에게 호감을 갖고 있던 선생님에게 모든 것을 말하며 상담을 한다.
선생님은 학생의 집에 온다. 학생을 안심시킨 뒤, 선생님은 혼자 집 이곳저곳을 살펴본다. 그러다가 선생님은 계모의 방, 닫힌 서랍에서, 귀신 복장을 할 때 사용하는 가발과 흰 소복을 발견한다. 선생님은 그제서야 사실을 눈치챈 듯, 학생에게, 다음 번에 또 귀신을 보면, 바로 자신에게 전화하라고 한다. 선생님은 학생이 불쌍해 견딜수가 없다. 경찰에 연락을 해야 할까, 자기가 계모와 이야기를 해볼까 하루종일 고민한다.
그날밤. 선생님에게 학생이 건 전화가 울린다.
"선생님... 또 귀신이 나왔어요... 제가 귀신을 죽여버린 것 같아요. 피를 막 흘려요."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 통화를 한 학생. 전화를 끊은 학생은 선생님이 오고 있는 동안 자신이 방금 막 찔러죽인, 곤히 잠자고 있던 계모에게, 자기 손으로 귀신 가발을 씌우고 소복을 입힌다. 정당방위로 위장해 계모를 죽이려고, 이 모든 일을 꾸몄던 학생은, 흉측한 귀신의 가발을 손에 든채, 깔깔거리며 웃는다.
4.
나는 통조림을 뜯었다.
안에는 처음 본 이상한 고기가 들어있다.
껍질 같은 것에 포장되어 있다.
무척 맛있어 보인다.
나는 손으로 찢어서 맛있게 먹었다.
맛있다.
정말 맛있다.
정신없이 다 먹었다.
다 먹고 보니 나는 내가 어떤 갑갑한 곳에 갇혀 있는 것을 깨닫는다.
굳건한 금속으로 봉쇄된 좁고 숨막히는 공간.
아무래도 여기는
통조림 속인 듯 하다.
그리고, 나는 누군가 내가 갇혀 있는 통조림을 뜯는 소리를 듣는다.
5.
실화를 짧은 이야기로 풀어 쓴 것:
몸이 좋지 않은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느라 긴시간 고달프게 지낸 한 남자가 있었다. 오랜 시간 열심히 일한 결과 남자는 중년이 되어서야 안정된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고생의 값인지, 남자는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누가 봐도 아름답다고 생각할만한 여자와 결혼해 행복하게 지내게 되었다.
그런데, 남자는 자신이 정자 숫자가 적어서 자연적인 임신의 확률이 무척 낮다는 진단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 말그대로 남자와 그 아내 사이에는 오랫동안 아이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내는 임신을 하게 된다. 물론 남자는 처음에는 정말 기뻐했다. 하지만, 차츰 아내가 바람이 난 것이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
남자는 자신의 집에 종종 놀러오던 직장 상사를 떠올리게 된다. 돌이켜 보니, 나이 많은 상사는 이상하게도 자신의 집에 자주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관찰해보면, 평소에도 상사가 자신에게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직장 상사와 아내와의 나이 차이는 10년 이상이어서, 남자의 눈에 상사는 볼품없는 영감일 뿐이었다. 남자는 그저 불륜을 상상만 해도 속이 뒤집혀 버릴 것만 같았다.
아내가 출산을 하게 되자, 남자는 아기가 상사와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과 닮은 듯하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상사와 닮았다는 생각을 지워버릴 수 없다. 상사가 부인의 출산을 축하해주는 태도도 어딘지 의심스러웠다. 남자는 점차 생각에 시달리다가, 직장 동료들에게 넌지시 물어보았다. 그런데, 직장 동료들 조차도 사진을 보고 아기와 상사가 닮았다는 이야기를 한다.
남자는 견딜 수 없어서 직장에 나가지 않아 버린다. 걱정이 된 상사가 남자의 집에 찾아 온다. 남자는 상사의 얼굴을 보자 견딜 수 없다. 그러나 참고 인사치레를 한다. 상사는 아기를 보자, 너무나 사랑스럽게 안아준다. 남자는 이것은 결코 남의 아기에 대한 태도가 아님을 본능적으로 확신한다. 분노에 찬 남자는 순간적으로 부엌칼을 집어 들어 상사를 찌른다. 상사는 난자 당하여 죽어버린다.
비명소리를 듣고, 방에 있던 남자의 어머니가 나와 그 광경을 보았다. 남자의 어머니는 놀라 털썩 주저 앉는다. 남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저 자식이, 애 아버지였어요."
그러나, 어머니는 통곡을 하며 고개를 가로 젓는다.
"아니야. 저 사람은 너의 아버지란다."
6.
내가 요양원에서 소아 환자 담당의사로 일하고 있을 때, 불치병으로 목숨이 얼마남지 않은 소녀가 있었다. 소녀는 치료를 포기하고, 한적한 교외의 요양원에서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요양원을 산책하던 소녀는 어느 버려진 들개를 본다. 개는 소녀가 손에 들고 있던 과자를 바라다 본다. 들개는 추하고 더러운 몰골이며, 잡종으로 볼품 없게 생겼다. 건강하고 힘이 있어 보이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개는 소녀에게 과자를 얻어 먹기 위해 필사적으로 꼬리치며 달려드는 듯 하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소녀는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이 추한 개가 측은하게 느껴진다. 소녀는 개를 기르기로 하고 방안으로 데리고 들어온다. 나는 개가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해 반대했다. 하지만, 소녀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소녀는 개가 거리에서 돌아다니면서 추위에 떨면 자신도 거리에서 돌아다니면서 추위에 떨것이라고 한다. 소녀는 개를 끌어안고 절대 놓아주지 않는다. 마침내 의사인 나도 어쩔 수 없이 개를 키우도록 허락해 주었다.
소녀는 그 볼품 없는 개를 정성을 다해서 기른다. 개는 아무렇게나 거리에서 뒹굴던 들개라서 정성을 들여 보지만 별로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소녀는 개가 몹시 사랑스러운지, 개에게 깊은 정을 쏟는다. 그런 소녀의 모습에 측은함을 느낀 소녀의 부모도, 아낌없이 개를 돌보는 것을 도와 준다. 소녀는 점점 쇠약해 가지만, 개와 함께 개미용실에도 가고, 언제나 좋은 먹이를 골라주며 개가 건강하도록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마침내 소녀는 시간이 다하고 병세가 심해져 움직일 수 없게 된다. 어찌된 일인지, 그렇게 되자, 개도 도통 움직이려 들지 않고 겨우 먹이만 먹을 뿐이었다. 소녀가 누워서 시름시름 앓으며 신음하자, 개도 소리를 지르며 아파하는 듯 하였다. 소녀는 개와 자신을 이상하게 연결된 끈이 있다고 생각하는 듯, 동일시 하게 되었다.
소녀는 죽음을 앞두고서도 항상 개에 대한 말만 헛소리 처럼 읊조릴 뿐이었다. 소녀는 임종을 앞두고 중환자실로 가게 되었고, 부모는 소녀 옆에서 슬픈 얼굴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 개, 그 개가 보고 싶어요."
소녀는 죽어가면서 헛소리처럼 읊조렸다. 부모는 소녀의 손을 붙잡고 통곡한다. 나는 마지막으로 소녀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에 개를 찾아 개집이 있는 곳으로 갔다. 하지만, 개는 아무곳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그 순간 나는 소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1개월 후.
나는 다른 요양원으로 환자를 보러 가게 되었다. 도착할 때 즘 되어 나는 차의 백미러로 개 한마리를 본다. 분명히 그 때 그 개인 것 같았다. 나는 차에서 내려 개에게 걸어갔다.
그 때 나는 한 어린아이의 목소리를 듣는다. 돌아보니, 7세 정도의 쇠약한 남자아이가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남자아이가 나타나자, 그 때 그 개는 꼬리를 흔들며 아이에게 간다. 남자아이를 보고 개는 불쌍한 모습으로 과자를 달라는 듯한 모습으로 채근한다. 남자아이는 휠체어를 밀고 있는 간호사에게 제발 이 개를 기르면 안되겠냐고 간절히 부탁하고 있다.
그 추한 개는 시선을 느낀듯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개는 나를 슬쩍 보고는, 다시 간호사를 졸라대는 병자 앞에서 재롱을 부렸다. 나는 그때, 분명히 그 개가 비웃고 있는 표정을 보았다고 생각한다.
7.
나는 왠지 요즘 아내가 이상하게 쌀쌀 맞다는 것을 깨닫는다.
내가 계속 캐 묻자, 아내가 엽서 한 장을 던진다.
"당신이 보낸 엽서가 왔어요."
엽서를 보면, 아내에게 "곧 돌아갈테니, 며칠만 기다려라"고 하는 내용으로 출장 중에 보내는 관광엽서 였다.
나는 내가 여기 있는데, 누가 엽서를 보내냐고, 이것은 장난일 뿐이라며 웃는다.
하지만, 아내는 말한다.
"당신이, 정말로 우리 당신인가요?"
나는 "무슨 소리냐고" 껄껄 웃은 뒤에, 아이를 부르려고 하지만, 왠지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가 언제 부터 있었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8.
건실한 한 과학자 청년은 존경 받는 의사이자 동물행동학자인 은사를 대단히 존경하고 있다. 청년의 은사는 실제로 명성도 드높아 꽤 많은 돈을 벌어, 지금은 교외의 별장에서 은퇴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청년은 은사의 딸과 결혼을 하게 된다. 청년이 사위가 되고, 시간이 흘러흘러 은사는 노쇠하여 죽음을 앞두게 된다. 그러자 은사는 어느날 깊은 결심을 한 듯, 보여줄 것이 있다며, 청년을 별장의 지하실로 데려 간다.
그 곳에는 모니터와 기계 장치가 설비되어 있었는데, 모니터에는 방이 하나 비치고 있다. 그곳은 아무것도 없는 새하얀 방이었다. 방 구석에는 열서너살 쯤으로 보이는 한 소녀가 혼자 앉아 쓸쓸한 표정으로 손톱을 물어 뜯고 있었다. 청년은 놀라서 은사를 쳐다 본다.
은사는, 사람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완벽히 격리한채 오직 혼자만 내버려 두면 어떻게 될지 평생 궁금하게 여겼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날 별장근처의 산길에서 신혼부부가 사고가 났고, 자신이 겨우겨우 구조했지만, 신혼부부는 죽어버리고, 오직 임신해 있던 아기만을 대수술 끝에 겨우겨우 살려 낼 수 있었다고 했다. 처음에는 그저 아기를 살리겠다는 생각으로 위험을 무릎쓰고 자동차의 잔해를 뒤지고, 수술을 했다. 그런데, 막상 태어난 아기의 건강이 회복되니, 이 늙은 학자는 도저히 유혹을 이길 수 없게 되었던 것이다.
은사는 청년에게 소녀가 성장해온 기록된 영상을 보여 준다. 갓난아기인 소녀는 아무도 없는 흰 방안에서 눈을 뜨고, 울며 아우성치다가, 지쳐 잠이들고, 또 울다 지쳐 잠이들기를 반복한다. 갓난아기는 점점 쇠약해져서 죽기 직전에 이르는 듯 하다. 은사는 이때 실험을 중지하기로 생각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마침 그 때, 아기는 살기 위한 본능으로 움직여 옆에 놓여 있던 우유를 마신다.
은사는 아기가 자라는 동안 기계로 음식을 가끔 넣어주고, 천장의 작은 창문을 열어 햇빛을 쬘 수 있게 할 뿐, 일절 아무런 접촉을 하지 않는다. 그렇게, 말도 없고, 사랑도 없고, 음악도 없는 방에서, 소녀는 단지 먹고, 자면서 지금까지 성장해 왔다.
은사는 자신은 단 한 번도 소녀를 만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늙은 은사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외부와 접촉하지 않은 이 희귀한 경우의 연구를 청년이 계승해 줄 것을 청한다. 청년은 분노에 차서 소리지르지만, 은사는 침착하기만 하다.
"저 아이는, 자신을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청년은 큰 충격을 받는다. 그러나, 은사는 곧 노환으로 죽게 되고, 청년은 은사의 마지막 연구를 아는 유일한 사람이 되었다.
하지만, 과학자는 소녀 앞에 직접 모습을 보이고, 소녀를 공개된 연구시설로 옮긴다. 청년은 은사의 생각과는 달리, 소녀를 인간으로 되돌리려고 결심했던 것이다.
이 아이도, 사실 지금쯤은, 친구와 즐겁게 말하거나, 멋을 부리느라 고민할만한 나이야...
소녀를 교육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 식기를 사용해 식사를 한다거나, 거울을 보여 준다거나, 계속 말을 걸어 보거나, 청년은 갖은 노력을 다한다. 소녀는 처음에는 흰 방이 아닌 다른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 불안해 하여 소리를 마구 지르거나 울부짖거나 하였다. 하지만 마침내 소녀는 청년에게 웃는 얼굴을 보이며 반응하게 된다.
어느날 청년은 밤중에 정전이 된 것을 알고, 소녀의 안전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을 두려워 하여, 허겁지겁 연구시설로 달려 간다. 과연 연구시설은 온통 깜깜하게 되어 있었고, 소녀는 어둠속에서 두려워 소리지르고 있었다. 청년이 나타나자, 소녀는 달려와 안겨서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청년은 이제 소녀에게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모습을 청년의 아내가 보았다. 아내는 청년의 기괴한 불륜이라고 오해하지만, 청년이 모든 사정을 설명을 하자 수긍을 한다. 하지만, 아내는 청년이 점점 소녀를 돌려놓는데 모든 정열을 기울여 다른 모든 일은 소홀히 하는 것에 불만을 느낀다. 게다가 아내는 자신의 아버지가 저지른 미친듯한 연구를 부끄럽게 여겨 숨기려는 마음도 있었다. 마침내, 아내는 몰래 밤 중에 연구소에 들어와, 높은 건물 지붕으로 가는 통로만을 열어 놓고 모든 불을 꺼버린다.
소녀는 어둠 속에서, 통로의 한 끝에 보이는 밤하늘을 본다. 암흑 가운데에 난생 처음으로 보는 밤하늘에 신비하게 빛나는 별들을 보고, 소녀는 지붕 위로 기어오른다. 소녀는 이윽고 건물 지붕위의 불안한 위치에서 아름답게 빛나는 별과 달을 본다.
소녀가 위험하게 지붕위에 올라가 있는 모습을 보고, 인근의 연락으로 구조대가 출동하여 연구소 건물을 감싸고 있었다. 소식을 들은 청년은 바쁘게 소녀에게 달려간다. 청년이 도착해 보니, 소녀는 위태롭게 지붕위에서 곧 떨어질 것처럼 붙어 있었고, 구조대는 여러모로 노력하지만, 소녀는 사람을 피하려고 할 뿐, 구조에 응하지 않는다.
청년은 스스로 사다리차에 올라가 구조에 나설 것을 자청하고, 소녀에게 다가간다. 청년이 다가가는 모습을 소녀는 발견한다. 청년은 소녀에게 자신이 갈테니 그자리에 있으라고 소리친다. 소녀의 얼굴에는 청년을 반가워 하는 웃음이 가득하다. 청년의 눈에는 왜인지 눈물이 글썽인다.
바로 그 때, 소란통에 어디선가 종달새 한 마리가 날아올라, 하늘을 지나간다. 소녀는 그 종달새를 본다. 십수년 동안 하얀방에 갇혀 혼자 살면서, 가끔 천장의 일광 창이 열릴 때 하늘을 날아가던, 소녀가 유일하게 본 살아 있는 것이 바로 종달새였다. 소녀는 그 새를 보고는 두 팔을 양옆으로 넓게 펼치고, 청년에게 날아가려는 양, 지붕에서 뛰어내린다.
하늘에서 소녀는 무엇인가 떠오른듯, 해맑은 얼굴을 한 채, 처음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크게 청년의 이름을 부른다.
9.
이상한 짙은 화장을 한 여자가 맹독이 든 주사기를 들고 있다. 그녀 앞에는 한 남자가 의자에 묶인 채 앉아 있다. 여자는 주사기를 천천히 남자의 눈앞으로 가져 가고 있다.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하면 멈춰 줄께."
남자는 몸을 버둥거리며 욕을 퍼붓는다.
"너를 왜 내가 사랑하는데."
여자의 주사기는 얼굴 바로 앞까지 다가온다. 마침내, 남자는 울면서 소리친다.
"알았어. 사랑하니까, 이러지마."
"그래? 그러면 멈출까."
하지만, 여자는 멈추지 않고, 주사 바늘을 안구 앞으로 들이민다. 남자의 눈앞에는 온 시야를 덮을 만큼 거대하게 주사 바늘이 보인다. 남자는 미친듯이 울부짖으며 외친다.
"사랑한다니까. 제발 그만해. 사랑해. 사랑한다고! 사랑해! 사랑해!"
마침내, 남자는 독이든 주사에 찔려 경련을 일으키다가 죽는다. 축늘어진 남자의 시신을 보고 있던 여자는, 갑자기 털썩 주저 앉아 고개를 가로저으며 눈물을 철철 흘리며,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구슬픈 목소리로 울부짖는다.
"이렇게나 나를 사랑했는데-"
10.
눈을 다쳐 앞이 보이지 않는 소녀는 몸이 약해 항상 방안에만 있었다.
까마귀 한마리가 찾아와 소리내면 소녀는 그 소리를 듣고 반갑게 즐거워 하였다.
소녀는 까마귀에게 매일 먹이를 주며 놀아주었다.
까마귀는 소녀를 위해 길가는 어린이를 덥쳐 두 눈을 쪼았다.
까마귀는 소녀에게 눈을 물어다 주었다.
소녀는 눈을 받아 들고 아름다운 구슬이라고 생각한다.
소녀는 자신의 다친 눈에 구슬을 맞춰 끼워 본다.
그러자 신비롭게도 소녀는 어린이가 본 것을 본다.
항구 부근의 아이의 눈으로 부터, 해변에서 즐겁게 노는 풍경.
변두리의 노파에게 가져온 눈으로 부터, 화단 옆에 앉아 조용히 독서를 하는 모습.
평범하고 사소한 모습들이지만, 소녀에게는 너무나 아름다운 광경.
소녀는 그 사람들이 보고 느낀 그 감정들이 그대로 생생하게 느껴졌다.
소녀는 꿈처럼 기뻐한다.
소녀는 까마귀가 물어다 주는 눈을 하나 둘 이불안에 모아 놓는다.
까마귀는 소녀의 기뻐하는 모습에 더 맹렬히 나선다.
하지만, 희생당한 사람들은 철저히 대비하게 되었고,
사람들은 총으로 까마귀를 잡으려 하여, 까마귀는 눈을 훔치기 점점 어려워 졌다.
마침내, 도망치던 까마귀는 탄환에 큰 부상을 입고,
마지막으로 어느 학교 조용한 그늘에서 잠자고 있는 소녀 또래 한 여학생의 눈을 훔친다.
까마귀는 죽어가면서 마지막으로 소녀에게 눈을 준다.
소녀의 방에서는 비명소리가 들리고.
간호사가 뛰어가보면,
까마귀가 죽어 있고,
사방에는 어지럽게 인간의 눈이 뒹굴고 있고,
간호사는 소리를 지르고 있고,
소녀도 죽어 있다.
소녀도 공포와 괴로움에 미쳐버린 채 죽어 있다.
까마귀가 마지막으로 전해주었던, 학교의 그늘에서 잠자고 있는 학생의 눈은
실은 흥분한 선생님에게 맞아 죽어 있는 학생 시체의 눈이었던 것이다.
출처 - 엽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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